留園斎
하루 동안 정원에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는 유원재.
건축 개념과 함께 이름을 먼저 지으면서 설계에 착수했다.
온천 호텔의 개념은 하루를 온전히 휴식과 함께 보내며 사색하고, 자연과 정원과의 동화를 느끼며, 음식과 건강의 요소들을 충족시킨다.
건축의 개념은 한옥과 서원의 배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한 칸, 한 칸 이어가는 공간의 형태로 완성하면서 ‘재(斎)’로 귀결된다. 한국의 전통 주거와 같이 단층으로 계획하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동선의 흐름을 고려했다. 기본적으로 담장과 내부 공간이 주제를 이루면서 코로나 이후 시대가 요구하는 사적 공간을 중시했고, 담장으로 나눠진 객실의 마당과 조경들은 ‘아무것도 없지만 오히려 가득 차 있는’ 또 다른 사유의 근거를 마련하는 공간이다. 마당의 조경은 제각각 특색을 지니며, 나무들의 잔향과 담 너머 시냇물의 소리와 함께 근거리 풍경의 완만한 산세는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한다.
로비와 복도와 객실로 회유(回游)하는 공간의 시퀀스는 마을의 재해석으로 시작되었다. 마을 어귀에서 골목길과 집, 동네의 풍경을 내부로 관입, 집들은 각자의 얼굴을 하고 있듯이 각 객실은 다양한 평면과 공간 형태를 지니며 재방문하더라도 새로운 인상을 가지도록 하였다. 촉감으로 와닿는 마감재와 가구는 장인들의 수려한 기술이 녹아있음을 표현하였다.
유원재의 첫인상인 접객 공간은 수변 위의 정자 같은 개념으로 속의 세계(俗世)에서 벗어났음을 알려준다. 공적영역인 식음과 대중탕의 공간들은 각 동선의 결절점(NODE)에 위치시켰고, 의외성을 품은 체험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유서 깊고 내밀한 수안보의 새로운 건축 유원재는 방문자에게 오롯이 자신을 둘러보는 하룻밤을 제공해 줄 것이다. 나아가 역사 위에 있는 수안보가 재생의 힘을 얻길 기대한다.